연인산의 아기자기하고 성스런 '장수능선' 매력에 흠뻑
앞서 1편(아래 참조)에서 연인산의 최단코스와 아침고요수목원을 당일에 다녀오려는 계획이였다고 했는데 아침일찍부터 움직이면 가능도 했다. 연인산 등산을 오후 1시부터 시작했고 아침고요수목원을 포기한터라 연인산의 최단코스인 소망능선을 왕복하려던 계획을 틀어 오르는 건 소망능선으로 했으니 하산길은 장수능선으로 좀 더 길게 내려와 보기로 했다.
장수능선은 소망능선보다 1.8km 더 긴 4.8km이다. 등산시간이 3시간반이고 하산시간은 2시간반이 소요되는 코스다.
다시찾아간다면 등산은 장수능선으로 하산은 소망능선으로 가는 것을 추천해본다.
아무래도 하산 시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하산길은 최단시간이 걸리는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연인산 정상에서 오후 4시반에 하산을 시작했고, 오후 7시에 백둔리주차장(제1주차장)에 내려 올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착각했던 것은 시골이기에 식당들이 7시반 정도면 라스트오더가 끝난다. 늦어도 6시에는 하산을 했어야 주변 맛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다.
하산길의 장수능선의 철쭉터널은 실로 아름다웠고,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하산길은 장수능선을 택했다.
하산길마저 소망능선으로 내려 왔으면 연인산이 그저 그런 밋밋한 산으로 기억 될 뻔 했다.
하긴 연인산이 8코스로 다양한데 고작 1~2코스 가보고 연인산을 평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계곡 따라 걷는 코스도 있다고 하니 기회되면 다른 코스도 꼭 정복해보리라 다짐해본다.
연인산이 좀 아쉬운 것이 백둔리 주차장부터 연인산 정상까지 화장실이 없다.
경남 합천의 가야산이 그렇다. 연간 15만명이 찾는 등산 성지임에도 등산로 어디에도 화장실이 없다.
이를 모르고 맘껏 먹고 마셨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야산 하산길에 배를 움켜쥐며 정신없이 내려와서 해인사 화장실에서 극락의 맛을 봤던 아찔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대체 지자체나 국립&도립공원 측에서는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연인산의 강한 인상 중 하나가 나무들마다 뿌리를 드러낸 정도가 징그러울 정도다.
수많은 등산객이 저 뿌리들을 데크 삼아 수도 없이 밟고 지나갔을텐데 강인한 생명력과 자연의 위대함에 경이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한구절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우리다'가 귀에 맴돈다.
지난주 북한산을 다녀오면서 공기맛이 이 곳 연인산과는 사뭇 달랐다.
아무래도 연인산 주변은 울창한 숲과 대자연이 어우러져 있는데 반해 북한산 주변은 죄다 도심이기에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장수능선은 한사람이 겨우 통과할 법한 미로같은 꼬불꼬불 터널코스가 연인산 정상-중간에서 펼쳐진다.
연인산 중간부터는 울창한 아름드리 잣나무숲이 장관이고, 성인남성 두명이 맞잡아도 그 둘레를 감싸지 못할 잣나무도 눈에 띈다. 태초의 신비감과 공룡이라도 나올법한 울창함이 마치 강원도 인제, 울진, 양양의 원시림에 와 있는 기분이 들었다.
산행후기
연인산이 생각보다 인기가 없는 이유는 승용차로 서울에서 2시간이나 소요되는데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점, 주변의 먹거리, 카페 등이 없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인산의 엄청난 매력 또한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아보게 된다.
반론을 제기하자면 강원도보다는 가깝고, 청정한 강원도의 맛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 정도로 공기맛이 달랐고,
울창한 밀림숲이 주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은 서울/경기권의 산들과도 비교우위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
연인산 자체의 매력은 떨어질지는 몰라도 용추계곡이라는 압도적인 명품계곡을 보유하고 있기에 용추계곡을 따라 걷는
승인리탐방로 제 1, 2코스를 담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마무리한다.
행복은 결코 산 너머 저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내안에 있다.
산이 내게 주는 교훈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나의 일상에 긍정적 자세와 단단한 체력을 안겨 주는 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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